2008년 06월 16일
희대의 졸작: 밴티지 포인트
공짜로 본 영화였지만 왠지 돈이 아까웠던 영화: 밴티지 포인트
(결국 그 심리는 남의 돈이지만 제작비 자체가 아깝다는 마음으로 판명났다)
마지막 장면과 엔딩 크레딧 보고 오빠와 박장대소...

희대의 졸작으로 판명난 네가지 이유
1. 주제가 없다
가장 큰 이유로 주제가 없다. 아예 작정하고 만든 슈퍼히어로물이나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영화 (예: 코미디)들이라면 몰라도 밴티지 포인트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어정쩡하게 주제있는 척 하는 영화>로 분류된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주제가 너무 없다. 혹은 너무 많고 분산되어있다. 어설프게.
여섯개의 perspective에서 보여지는 대통령 암살 사건.
잘 만들었으면 여섯개의 주제가 보여졌을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너무나 졸작이었기에 여섯개의 다른 주제도, 하나의 뭉쳐진 주제도 없었던 밴티지 포인트. 각각의 캐릭터가 너무나 비호감이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2. 뜬금없는 캐릭터들의 향연
A. Rex Brook
직업은 텔레비젼 뉴스 프로듀서. 뭔가 왠지 어색한 이유는 연기를 못하니까...괜히 바쁜 척 하고 위엄있는 척 하지만, 나는 이 여자가 화면에 등장했을 때부터 전체적인 영화에 대해 뭔가 느낌이 안 좋았다. 뉴스 리포터가 치우친 의견으로 리포트를 하자 끊어버리지만 "너 뭐하는거니? 쯧쯧." 하면서 가볍게 넘어감. 뉴스 프로듀서가 이렇게 말랑한 성격일 줄이야? 게다가 처음엔 위엄있는 척 하다가 갑자기 그러면 신빙성이 없잖니. 그래도 캐릭터들 중 그나마 나은 사람이 렉스 브룩이다.
(리포터도 울먹이는 연기 짜증남. 약간 이해는 가지만 연기도 못 하고 직업의식 제로.)
B. Thomas Barnes
주인공급이라 할 수 있는 토마스. (첫 등장에 윗통은 왜 벗고있나)
전체적 이미지는 늙은 개.
대통령에게 충성과 직업의식이라는 주제를 잘 보이려면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영화 제작사는 그런 생각은 별로 안 했음이 분명하다. 그저 가장 이상적인 집 지키는 개 라는 이미지로 경호원을 부각시키며 동시에 비인간화 시키기. 그렇다고 완전 생각없는 로보트 이미지로 비춰지기엔 이성이 부족하고 (고로, 개), 진실된 충성이라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생각이 부족해뵈고, 강한 직업의식을 보여주기에는 냉정함이 모자라는 연출이었다. 한마디로 토마스는 맹목적인 경호원이지만, 연출이 이 사람을 영웅화 시키므로 어색함은 더해가고 메릿을 떨어진다. 왜냐, 맹목적인 충성심 = 영웅? 이런 공식은 시대에 뒤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토마스가 인디아나 존스인가? 차에 치여도, 폭탄이 터져도 살아남는 이 전형적인 설정은 어디서 많이 본 듯 한데? 슈퍼히어로 토마스가 제목이면 몰라도, 이 인간은 그저 맹목적인 경호원이 아닌가. 그런 사람이 감히 폭파와 덤프트럭을 이겨내다니, 비현실성이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대표적 대사는 "오마이갓"
뭘 보고 오마이갓이라고 하는지 관객들을 궁금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너무 뻔히 보여서 유치원 애가 손 뒤로 하고 "맞춰봐" 하는 식의 연출 같았음. 오마이갓이라고 외치며 혼자서 진지한 얼굴로 달려가는 토마스를 보며 민망함에 몸부림쳤다. 왠 오버야=_= 주위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혼자 알아채서 "이 사람은 잘났다"는 사실을 너무 뻔하게 비춰주어 아, 이 영화는 진정한 헐리우드 영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헐리우드의 전통적인 노파심: 관객들이 너무 어려워하거나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 쉽게 쉽게 더 쉽게)
맨 마지막에 대통령 구할 때는 왜 갑자기 둘이 러브모드? =_= 정말 당황했다. 서로 쳐다보면서
"Thomas." <- 여운있는 음성
"I got you." <- 느끼한 음성
뭡니까.
비웃기는 캐릭터.
C. Enrique
잘 생긴 경찰. 스페인 경찰이라며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다고 하는데. 왜 위장을 하고 있냐=_= 왜 평복 입고 군중들 속에 있냐. 아 거기까진 그렇다 치자...이 사람 perspective는 대체 왜 보여주나 궁금했던 뜬금없는 캐릭터. 주제가 뭐야? 말하고자 하는게 뭐야? 대체 영화에 왜 나온거야?
도망치는 씬으로 한 5분은 떼운 것 같다?
존재 이유가 없는 캐릭터.
D. Howard Lewis
앙리크와는 반대로 존재이유가 있는 캐릭터.
존재이유: 카메라로 현장을 찍는다.
그리고 그것으로만 끝내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데, 너무 공감안되는 억지스러운 성격으로 나의 비호감을 샀다.
그래 너 착하다. 근데 뭐? (대체 영화의 포인트가 뭐야=_=)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 착한 아메리칸, 유럽에서도 영웅되다. 그리고 모든 일이 끝나자 "I'm coming home". 역시 집/미국이 최고지, 그지? 반미감정은 추호에도 없지만 뭔가 너무 아메리칸 goodness를 대놓고 보여주니까 콧웃음밖에 안 나오네. 어디가서 이런 소리 하면 내가 너무 정치적으로만 생각한다고, 휴머니즘이니 뭐니하며 떠들어대겠으나, 영화 자체가 정치적이고 편파적인데 이런 해석말고 어떤 해석을 원하겠냐? 그래 너 착하다고, 그래서 어쩌라고 <- 대략 이런 반응이었음.
이건 뭐 동화도 아니고 ㅎ
E. President Ashton
미국 대통령.
갑자기 대통령이 더블을 내보냈다는 사실과 함께 관객은 충격의 도가니탕!
충격 1. 어떻게 아무도 눈치를 못 채지? 다들 장님인거였어?
충격 2. 어떻게 저렇게 똑같이 생겼지? 아무리 영화라도 양심이 있지...
(게다가 영화 내에선 별로 안 닮은 설정. 대통령은 자기 더블보고 하나도 안 닮았네, 이러고있음...뭥미?)
충격 3. 시큐리티 문제가 발각되자마자 더블을 보내는 구리구리한 시스템. 대체 뭔 대통령이 그따위짓을?
그리고 급훈훈해지는 대통령 멘트들.
"We've gotta do better than them!"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실제 아메리칸 대중이 느끼고 있던 심정을 표현해줌 ㅎ 근데 또 너무 뻔하니까 좀 웃기는게 문제.
그리고 토마스를 보고 왜 저기다 내보냈냐고, 지금 쟤를 시험하는거냐? 하며 측근들에게 따지지만 결국은 그냥 내버려둠. 더블을 내보낸 것도 맘에 안 들지만 내버려둠.
그렇게 싫으면 대통령인 당신이 취소를 시키던가. 그러고도 리더인가.
만약 더블을 내보낸 것과 토마스를 내보낸 것이 꼭 필요한 것이라고 느끼면 불평이라도 말던가. 왜 고상한 척인가?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대통령 아닌가? 그게 리더가 짊어져야하는 짐 아닌가? 이 대통령은 불평불만이 많다. 자기만 착하고 측근들이 나쁜짓 하는데 참아주는...필요한 것은 알지만 그래도 싫어, 하는 왠 앙탈? 도저히 납득이 안되는 연출이다. 이게 만약 무슨 연예인이 이미지 관리하는거면 몰라도, 한 나라의 리더가 왜 저러냐고.
그리고 토마스에게 구해지자 다시 급훈훈해짐...
F. 테러리스트 조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좀 웃고....
테러리스트들이 설정은 뭔가 굉장히 능력있다. 그 시큐리티 시스템을 부수고 폭탄을 두개나 터뜨리는데다가 미인계도 쓰고, 결국 대통령 납치에 성공! 그러나 얘네들 움직이는거 보면 뭔가 굉장히 웃기다. 즉, 대본 작가, 시나리오 작가, 감독, 모두 테러리스트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게 얄팍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 이 영화에서 나온 테러리스트들은 전형적인 스테레오타입을 모두 갖췄다.
모든 테러리스트들은 미친놈, 혹은 협박 하에 움직인다?
하나는 동생이 납치되서 미국 경비원들 다 쓸어죽이고 납치한다. 결국 동생은 죽고, 자기도 죽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얘도 슈퍼히어로다. 대통령 경비원들이 비명 지르기도 전에 소음기 달린 총으로 한 열명은 죽인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호텔 보이는 자살테러범. 미국 국민의 공포를 반영한 바보같은 설정이다. 즉, 자살테러범은 어디에나 있다? 호텔 보이일 수도 있으니, 지나가는 청소부, 택시 기사, 아랍인이면 누구나 자살테러범일 가능성이 있다!!! 영화는 외치고 있다. 게다가 한 마디면 된다.
"너는 좋은 일을 하고 있는거야. 우리의 뜻을 위한거야. 너는 영웅이야."
거의 최면수준임. 자살테러범이 아무데서나 출몰하니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아랍인이라면 단 몇마디로, 알라의 영광을 위해 폭탄을 가지고 투여할 자세가 되어있다는 미친 설정. 물론 그 과정을 다 보여주면 이해가 갈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는 짧게나마 다 보여주려 했으니 그것이 문제다. 뜬금없이 생겨나는 자살테러범. 물론 따져보면 걔를 설득시키는데 몇년이 걸렸을 수도 있는 설정이지만 영화 만든 사람들이 그런 디테일은 과감히 생략했다.
그렇다. 이들은 자기들 이상에 미친 자들인 것이다.
그런데 길 한 가운데 서있는 애를 보고 갑자기 급커브하는 것은 뭥미????????
그 많은 사람들을 죽여놓고 갑자기 애를 보고 핸들을 트는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 게다가 대통령까지 태우고?
한마디로, 말이 안된다.
그리고 하나는 그 사고로 사망...........
다른 하나는 토마스의 총 맞고 사망 <- 솔직히 이 놈이 보스일 줄이야...생긴건 완전 행동대장 같이 생겨가지고
완전 허무하다!
3. 재미가 없다.
이 모든 단점이 용서됐을 요소 한가지, 바로 재미.
이 영화는 재미마저 빠져있다...그러므로 용서가 안된다.
4. 연출 에러
리와인드가 긴박감 떨어뜨리는데 크게 작용함. 그리고 자동차 추격씬 촌스러움.
전체적인 주제를 추측해보자.
- 테러리스트들은 나쁜놈
- 미국은 착한놈
- 토마스 킹왕짱
- 흑인 미국인처럼 착하게 살아라
- 카메라를 어디서나 지참하자
개인적으로는 정말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능숙함이 한없이 부족한 영화.
영화를 보고나서 우리는 대략 공황상태였다.
현재 비추천 1위.
Pete Travis가 감독이었다는데, 이게 첫 스튜디오 필름이었단다.
이해를 해주려 해도 다음부터 당신 영화 볼 맛이 안 난다 -_ -
# by | 2008/06/16 04:44 | Review | 트랙백 | 덧글(3)


